2억원 하는 시계 본 적 있으신가요?
그럼, ‘오데마피게’라는 시계 브랜드 들어보셨나요?
저는 이날 처음 들었습니다.
서울 변두리 아파트 값과 맞먹는 이 시계가 어떻게 생겼나 궁금했지요.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이 해외 패션관을 열며 홍보 행사의 일환으로 선보인 시계입니다.
위도와 경도를 서울에 맞춰 서울의 일출과 일몰 시간이 표시된다는 세계 유일의 시계라는군요.
또 다른 낯선 브랜드 IWC 시계도 준비돼 있었는데요. 그 브랜드의 시계는 2억9000만원.
다이아몬드를 박아 넣은 것도 아니고 다만 조금 묵직해 보이는 시계였지요.
'묵직해 보!인!다!’는 건 만지지도 못했다는 거죠. 쫄았습니다. ^^
사진을 찍으면서 이 사진이 신문 지면에 나갈 수 있을까,
자료를 제게 건넨 선배의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지면에 나가면 이 사진은 어떻게 읽혀질까 고민되더군요.
이 시계를 구입할 능력이 우주 밖에 있는 저도 궁금했듯, 그저 해외토픽 보듯 재미삼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사진 찍는 과정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1대99의 양극화 사회를 읽어내며 분노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ㅠ
제 손을 떠난 사진은 첫 독자인 데스크와 편집자를 거칩니다.
결국 사진은 신문에 실리지 못했습니다.
보여주는 게 업인 저는 비싸도 너~무 비싼 시계 사진을 찍으며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여전히 애매하고 정리되지 않는......
yoonjo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