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선수 박태환, 가수 태진아, 이완구 총리. 직업도 나이도 다른 이 세 사람을 하나로 엮는 이미지는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눈물입니다. 최근 세 남자 모두 기자회견이나 취재진 앞에서 눈물을 보였습니다. 비슷한 기간 눈물을 보인 여성의 이미지는 딱히 떠오르지 않아 그런지 ‘우는 남자들’의 모습은 더 도드라져 보입니다.
왜 울까요. 잘못에 대한 후회와 반성, 대대적인 보도와 의혹제기 등에 대한 억울함, 미래에 대한 두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눈물샘을 자극했겠지요. 여기에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수단의 눈물이라는 의심도 보태집니다. 대중 앞에서 보인 눈물이 위기의 정면 돌파에 도움이 된다는 계산이 들어가 있는 듯합니다.
대게 인지도 있는 인물의 눈물 사진은 웹과 지면을 도배합니다. 글로 추측되고 증폭되는 의혹과 공방 등을 눈물 이미지로 덮어 버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팽팽히 맞서는 진실공방의 모호성보다 눈물이라는 이미지의 구체성이 더 먹혀드는 것이지요. 눈물은 뉘우침으로 읽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쪽에 유리하게 작용하지요. 기자회견에서 ‘눈물’보다 더 극적인 사진은 없습니다. 다양한 모습의 사진이 생산되어도 대체로 눈물 사진 한 장을 당할 수 없습니다. 설사 그것이 ‘악어의 눈물’일지라도 말이지요.
근데 요즘 남자들의 눈물이 흔해서일까요. 그 바람대로의 약발이 커 보이지는 않습니다. 눈물에 의해 의혹이, 공방이, 갈등이 말끔히 사라지는 것 같지도 않고요. 갈등의 해소보다는 눈물 사진의 소비만 격하게 일어나는 것도 같습니다.
‘남자는 태어나 세 번 운다’는 말을 들은 지 오랩니다. 생각해보면 수시로 우는 남자들이라 그런 말이 생겨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남자가 나이 들면 눈물이 많아진다지요. 울지 않아도 산타가 선물을 주지 않을 나이기 때문일지도... ^^
yoonjo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