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통진당 공동대표가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을 두 손으로 감싸쥐고, 진보정치 혁신모임 회의실로 들어섰습니다. 최근 '아메리카노 논쟁'을 의식한 듯 만면에 미소를 지었고, 이를 본 기자들과 회의 참석자들이 일제히 웃었습니다. 사진기자들의 카메라는 유 전 대표와 손에 쥔 커피에 집중됐지요.
유 전 대표는 자리에 앉자마자 "의원회관은 1800원이에요!" 국회 본청보다 아메리카노가 200원 싸다는 얘기였지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2200이고..." 천진한 표정을 지어 보였습니다.
"어디서 커피 CF 안들어 오나?"하고 너스레를 떨었지요.
회의 참석자들과 기자들은 다시 한 번 크게 웃었습니다.
회의 시작을 기다리는 동안, 유시민 전 대표가 커피를 입에 대는 순간마다 플래시는 터졌습니다.
유 전 대표와 함께 커피 논쟁의 당사자인 심상정 의원도 동참했습니다. 심 의원은 유 전 대표에게 "나도 좀 나눠주세요"하고 종이컵을 내밀었습니다. 또다시 플래시는 터지고 분위기는 화기애애해 졌습니다. 때아닌 당내 '아메리카노 논쟁'을 그런 식으로 정리했습니다.
이 논쟁의 발단은 백승우 전 통진당 사무부총장이 유시민· 심상정 전 공동대표를 향해 "아메리카노 커피를 먹어야 회의를 할 수 있는 이분들을 보면서 노동자· 민중과 무슨 인연이 있는지 의아하다"고 비판했지요.
유 전 대표는 반박글에 "한 번 뿐인 인생인데 이런 소소한 즐거움조차 누릴 수 없다면 좀 슬프지 않겠느냐"며 "아메리카노 커피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지요.
정치인의 작은 행위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일이 다반사이지만,
커피 같은 일상의 취향에 대한 이번 해석은 좀 과해 보이네요.
유 전 대표가 이날 카메라 앞에서 보인 모습도 다분히 정치적이었지요.
그게 의도됐든 아니든 간에요.
'커피는 모름지기 달아야 한다'는 싼 입맛의 소유자 입니다만, 이 논쟁을 보며 씁쓸한 아메리카노가 난데없이 땡기더군요.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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